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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진출을 위한 GMP 교육의 변화, 그리고 시스템의 역할

들어가며

‘또 교육해야 한다고?’ ‘무슨 SOP가 이렇게 자주 바뀌는거야?’
GMP 현장에서 자주 들리는 소리다. 적응할 만하면 바뀌는 SOP 탓에 업무에 집중이 어렵다는 이야기마저 들려온다. 문서를 바꾸는 입장에서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한다. 수많은 규제를 탄력적으로 반영하려고 문서를 만들었지만, 규정 혹은 관련 시스템의 변경으로 문서를 변경하지 않을 수 없고, 문서변경이 되었으니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 정말 GMP 교육은 과연 모두에게 귀찮고 힘들기만 해야 할까? 그보다 먼저 이런 힘든 GMP 교육을 왜 해야 하는 것일까?

GMP 교육, 열심히 하자?

GMP는 지루하다. 태생이 그러하다. 사람에게 기계처럼 정확하고 반복적인 행동을 요구한다. 먼지 한 톨 없는 작업복을 입고, 근무시간 내내 정해진 동선과 방법대로 천천히 움직여야 한다. 아직까지 기계나 자동설비로 업무를 대체하기 보다는 사람이 보다 효율적이기 때문에, GMP 현장에 사람이 필요하다. 그리고 작업자의 정확하고 반복적인 행동을 위한 교육이 수반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열심히 교육하면 되는 것 아닌가?

현실을 들여다보면 ‘열심히 교육한다’고 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GMP 교육에 대한 인적, 물적 투자가 매우 부족하기 때문이다. 어떠한 상황인지 한번 들여다 보도록 하자. 국내의 제조현장 당 학습자 수는 보통 300~500여 명이다. 그러나 이를 전체적으로 관리해 줄 교육관리 담당자는 1명 정도인 경우가 많다. 물론 모든 인원의 교육기록을 단독으로 관리할 수 없기에, 각 부서마다 지정된 교육관리담당자가 교육업무를 지원한다. 일반적인 GMP 교육의 운영이 이러한데, 교육을 진행하면 모두가 불만이 가득하다.

교육관리담당자, 학습자, 그리고 부서 교육관리 담당자

우선, 부서 교육관리담당자의 동기가 부족하다. 그들의 성과는 교육관리가 아닌 본연의 업무와 관련되기 때문이다. 본연의 업무만으로도 충분히 바쁜 상황에서, 지원해야 할 교육은 많고 학습자는 어디 있는지 찾는 것도 어렵고, 서명과 기록은 받아야 하고, 시간이 지날 수록 교육업무에 대한 부담이 커져만 간다.

학습자는 학습자대로 불만이 많다. 앞서 이야기한 이유로 점차 잦아지는 교육 일정에, 교육마다 작성하고 서명할 것들이 무척 많다. 현장상황 때문에 자리를 비울 수 없거나 혹은 교육에 시간을 할애하기 어려운 시점이 있다. 놀랍지 않게도 꼭 그런 시간에 교육을 한다고 한다. 어렵게 참석한 교육에서는 교육내용 보다는 어디에 무엇을 작성하고 서명해야 하는지에만 관심이 간다. 교육을 빨리 끝내고 내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학습자는 교육을 받지 않더라도 특별한 패널티가 없다. 그래서 GMP 교육에 적극성을 보이며 참석하기 보다는 관련된 사항을 내가 아닌 누군가가 준비해 주고, 심지어 이끌어 줄 때까지 기다린다.

한편, 교육관리 담당자는 답답하기만 하다. 많은 참고자료를 살펴보았고, 심지어 컨설팅까지 받아서 교육 프로그램을 구축했고, 많은 인원이 고생하고 있는데도, 여기저기 불만이 속출하고 교육 프로그램이 원활히 진행되기까지는 아직 멀기만 하다. 현재의 교육 이수상황을 살펴 보아야 할 때에도 해당 부서를 찾아가서 교육기록을 찾아서 확인해야 조금은 정보를 얻게 된다. 게다가 자율점검이나 실사 지적사항으로는, 교육을 받지 않았다는 인원이 발생하고, 일부 기록은 도저히 찾아볼 수가 없다. 그렇게 여러차례 확인했는데도 말이다! 정말로 ‘열심히 교육한다’고 해결될 것이 아닌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GMP 교육의 변화

대부분의 제약회사는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시장만 바라보기에는 파이 크기의 한계를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글로벌 시장을 목표하는 좋은 생산 시설을 구축하는 것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시설을 운영하고 제품을 생산하는 ‘사람’에 대한 관리이다. 4M (Man, Machine, Method, Meterial) 중에 가장 통제하기 힘든 것은 Man 이며, 이를 잘 인지하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교육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많이 강조하고 있다. 또한 미국 FDA가 2006년 발표한 가이던스 중 “제품에 품질이 통합되어야 하며, 시험만으로는 제품 품질을 보증할 수 없다” (Quality should be built into the product, and testing alone cannot be relied on to ensure product quality.)1 라는 구절은 이제 교육기록으로만 교육 진행 여부를 증명하는 것은 부족하며, 교육관리 절차 및 논리로 외부 실사자들에게 교육관리 시스템이 품질에 문제없음을 증명해야 한다고 해석된다.

결국 국내 제약업계로서는 현재의 교육 관리도를 높여야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여진다. 그렇다면, 교육 관리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어떤 점들을 고려해야 할까?

우선 GMP 교육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앞서 말했듯 GMP의 교육은 우리가 학교에서 배워왔던 교육과 결이 다르다. 교육을 받고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거나, 이해되지 않은 것을 그대로 두고 다음을 기약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생산현장을 담당하는 나의 무지 또는 무감각이 최종적으로 환자에게는 엄청난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GMP 교육은 현장에서 업무를 할 수 있는 면허를 취득하는 것으로 인식해야 한다. 단순히 교육기록을 남기는 과거의 인식과는 달리, 현장에 투입 가능한 면허취득 및 지속적 갱신을 위한 것으로 GMP 교육 개념을 변화해야 한다.

교육에 대한 투자도 필요하다. 오늘날의 교육인원으로는 교육관리 및 운영에 한계가 있음이 명확하며, 교육관리시스템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GMP교육관리의 기본은 단순하다. 현장에 투입되는 인원이 업무를 하기 위해 어떤 문서를 숙지해야 하는지 정의하고, 작업 전에 최신 문서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교육기록으로 증명해내면 된다. 하지만 이렇게 단순하게 보이는 과정이 어려운 이유는 이러한 교육관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고, 앞서 언급한 대로 끊임없이 관련 문서가 개정되기 때문이다. 단순 반복이 많은 내용이며, 이를 지원할 수 있는 교육관리 솔루션을 이용하여 보다 이를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여기서 주의할 것은 GMP 교육관리솔루션은 일반 교육관리시스템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GMP 에서 사용하는 전자시스템이므로 컴퓨터화시스템밸리데이션 (CSV)을 고려한 시스템이여야 하며, 전자기록과 전자서명 (ERES) 규정 및 데이터 완전성 (Data Integrity) 등 국내 외 제약업계 규정준수를 고려하여 운영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도 확인해야 한다. 기존의 e-learning 프로그램이나 HR 프로그램에서 관리하는 교육관리와 같이 일반적인 교육관리 솔루션과의 차이점도 바로 여기에서 발생한다. 또한 시스템 구성 측면으로도 GMP 교육관리 시스템은 문서관리시스템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어야 한다. 교육을 받는 내용은 1회성 자료가 아닌, 주로 SOP 등 현장에서 내가 언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문서이다. 따라서 인원 별로 어떠한 문서를 봐야 하는지, 최신 문서가 무엇인지를 쉽게 파악하고 현황을 관리하기 위해 문서관리시스템과의 긴밀성을 확인해야 한다.

1 Guidance for Industry Quality Systems Approach to Pharmaceutical CGMP Regulations, 2006, FDA

마무리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제약회사에서는 많은 투자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유독 교육관리 영역에서는 투자가 부족해 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하나의 품목허가를 받는 데에 쏟았던 수많은 개발과 연구비용을 생각한다면, 그것을 일정하고 올바르게 생산하고 관리하는 인원에 대한 투자는 당연시 되어야 할 것 이다. 이제 교육은 단순히 실사대응을 위한 교육기록확보의 목적이 아니라,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의약품 제조면허를 관리하는 것으로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 면허가 없거나 유효하지 않으면 제조나 시험현장에 투입되지 못하는 것이다. 종이기반의 교육로는 이러한 관리가 현실적으로 불가하며, 교육관리시스템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GMP 규정을 준수하고, 문서관리시스템과 긴밀한 연결이 가능한 교육관리 시스템이라면 보다 효율적이고 탄력적인 교육관리 및 운영 업무구현이 가능할 것이다.

2022년 7월
Veeva Systems
Quality Strategy – Korea
부장 이정환